ISBN: 978－89－8036－180－9 13320
 

민법을 모르고 세법을 공부하는 것은 모래 위에서 집을 짓고자 하는 것과 유사하다. 
권리변동(민법)과 함께 납세의무(세법)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민법과 세법(개정 3판)

1. 세법의 지식을 튼튼히 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필독서
2. 민법이나 세법의 지식을 갖고 있는 조세전문인 실무자 등이 조세법의
   뿌리를 찾고자 할 때 찾아 보는 바이블
3. 필자의 오랜기간동안의 실무경험과 강의 노하우를 민법을 중심으로
   세법과 연결하여 설명
   -국세청 재경부 세제실 국세심판원 등에서 근무
   -고시학원 및 각종 실무교육기관에서 다년간 민법과 세법 강의 

개정3판을 내면서


조세는 사경제부문에서 생산된 부의 일부를 재정수요에 조달하기 위해 국민적 합의를 거쳐 국가로 귀속시키는 수단이다. 그리고 조세법은 국민적 합의의 징표이다.
그런데 사경제부문의 경제활동은 1차적으로 사법이 적용되고, 그 다음으로 세법이 적용된다. 납세의무의 성립은 사법상 법률요건과 무관하지 않고 납세의무의 확정은 징수절차의 시작으로 행정법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오늘날 법률관계의 형성 여부는 원칙적으로 자유이다. 그러나 형성된 법률관계를 기초로 하여 발생하게 되는 조세채무는 자유가 아니다. 사적자치의 원칙 아래 자신의 이익의 극대화와 손실의 극소화의 접점을 찾는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에 유일하게 조세가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 시민사회의 자유취득의 대가로 지불되는 것이 결국 조세이기 때문이다.
법률의 규율대상이 되는 생활관계를 법률관계라고 하고, 법률관계 중 조세법률의 규율대상이 되는 관계를 조세법률관계라고 한다면, 결국 공법상의 조세법률관계와 사법상의 법률관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함수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당사자는 사적인 권리․의무 발생 외에 공적인 조세채무까지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고려없이 이루어진 계약은 많은 경우 불의의 조세채무로 이어지게 되어 사법상의 법률관계와 공법상의 조세법률관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인 것이다.
재산을 증여한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여 그 재산을 합의해제로 반환하는 경우 당초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는 물론 반환분에 대한 증여세도 부담토록 하는 세법규정이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으로 결정된 바 있다. 그러나 그 반환되는 원인행위가 무효, 취소, 법정해제, 약정해제 등의 사유로 반환되는 경우에는 당초 증여분은 물론 후에 반환분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합의해제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그 물권변동의 효과가 합의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데 반하여, 무효, 취소, 법정해제권 또는 약정해제권 등은 그 물권변동의 효과가 법률상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여 후 원상회복을 원하는 경우 대부분 제일 간편한 합의해제를 선택하게 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하여 멀지 않은 미래에 재앙이 닥쳐오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돌아오는 여러 다리 중 어느 다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세법상 납세의무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편, 체납처분과 관련하여 조세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세관청이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경우에도 동 사행행위취소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증여와 양도인 경우 등 모두 당초 과세처분을 취소하지 않는다. 대법원이 사해행위취소의 효력은 취소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만 발생하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에서는 당초 법률행위가 그대로 유효하다고 보는 소위 상대적 효력설에 관한 견해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현대조세는 숙명적으로 사법에 의존하는 관계에 있게 되고 조세법의 입법이나 해석 또는 적용에 있어서 사법, 특히 민법과의 관계가 끊임없이 문제가 된다.
사경제활동에서는 의사결정에 있어 많은 요소가 고려되지만 조세를 고려하지 아니한 의사결정이 위험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직계존비속 사이에서도 부동산의 무상사용은 사적자치의 원칙 아래 당연히 자유이지만 조세법은 이를 그대로 용인하지 않는다.
일정한 특수관계인 사이의 무상사용은 부인되어 적정임대료가 수입금액으로 의제되고, 한편 그 상대방의 비용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조세법을 외면하고 사법상 사적자치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만을 부르짖는다면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조세법은 사법의 일환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사법을 조세법과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사법과 조세법이 너무나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민법의 기본원리인 계약자유의 원칙, 소유권절대의 원칙, 과실책임의 원칙을 강의하면서 조세가 계약자유의 원칙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강의하는 곳은 드물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 이르러 프랑스 인권선언(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이 있었고, 그 제13조에서 “공공무력의 유지와 행정비용을 위해 조세는 불가피하다. 이는 모든 시민에게 그들의 능력에 따라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라고 하면서, 제14조에서는 “모든 시민은 스스로 또는 그들 대표를 통하여 조세의 필요를 검토하고 자유로이 동의하며 그 액수․기준․징수 그리고 존속기간을 설정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1215년 마그나카르타로 시작된 조세혁명의 씨앗은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그 싹을 틔우게 된 것이다.
근대조세와 근대 시민법은 운명적으로 그 태생을 함께 하고 있다. 절대왕권시대 봉건사회의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비로소 모든 국민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받게 되었으며, 그 자유를 보장받는 대가로 근대 이전의 조세와는 다른 의미의 자발적인 조세를 자유시민이 자유의지에 의해 용인하게 된 것이다.
“근대국가는 조세국가다”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일본의 침략수단으로 선행된 기초공작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우리의 잃어버린 40여 년에서 되돌아보면서 고민해야 할 것들이 왜 없겠는가?
근대조세조차 일본의 수탈수단으로 이용된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면, 오늘날 우리는 조세제도에 대하여 깊은 철학적 질문을 늦게나마 던져보아야 할 것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샤우프박사(C. S. Shoup) 사절단의 제2차 세제보고서(Second Report Japanese Taxation by the Shoup Mission)에 세법강좌의 창설 필요성이 명기되고, 법과대학에 행정법학 또는 재정학으로부터 독립된 조세법학의 강좌를 설치할 것을 강권함에 따라 1951년(昭和 26년)에 동대 법학부와 경대 법학부에 조세법강좌가 신설되었고, 동대와 경대에 이어서 各 사립대학의 법학부에도 조세법강좌가 설치되어 그 연구가 진행되었다. 패전국에 대하여 독립된 조세법학의 필요에 대해 친절히 한 수 지도해준 것이다.
조세법이 학문상으로 민법․상법․행정법 등과 같이 독립의 법학으로 성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근대 이전의 조세와 근대 이후의 조세가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조세법학은 반드시 독립적인 별도의 학문적 영역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한 노력만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는 조금씩 밝아질 것을 확신한다.
개별세법의 지식보다 조세법 원리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고 조세법 원리를 제공하는 곳은 대학이어야 한다. 조세법 원리를 익힌 후 개별세법에 관한 지식은 어렵지 않게 그 습득이 가능하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에서 조세법 원리를 제공하고 있는지 자못 의문스럽다.
민법이 2011.3.7. 개정(2013.7.1. 시행)되어 한정치산제는 한정후견인제로, 금치산제는 성년후견인제로 바뀌었다. 특히 후견계약제도의 새로운 도입으로 후견을 받으려는 사람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거나 부족하게 될 상황에 대비하여 스스로 재산관리 및 신상보호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신이 원하는 후견인에게 위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정치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복지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 성년후견인제도 복지정책의 일환이다. 성년계약제도의 상당부분이 피후견인의 재산권보존임을 생각해 볼 때 조세는 의사결정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세법은 사법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6년에 개정 2판을 내고, 오랫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그 동안 머릿 속에서 맴돌던 것들을 정리하여 보완하였지만 내심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영화조세통람 김현영 본부장님의 적극적 독려에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여유를 가지고 깊은 고민과 함께 좀더 알찬 개정내용을 담을 것을 다짐해본다.

2011년 9월
저자

차 례

제1편 민법의 개념

제1절 근대민법과 조세법이 탄생하기까지
제2절 사법상 법률관계와 세법상 법률관계
제3절 민법의 개념과 조세법
제4절 민법의 법원(法源)
제5절 민법의 기본원리
제6절 법의 해석
제7절 민법상의 권리(權利)·사권(私權)
제8절 민법과 상법의 차이


제2편 총 칙

제1장 권리의 주체
제2장 권리의 객체(물건)
제3장 법률행위
제4장 대리(代理)
제5장 무효와 취소
제6장 조건과 기한
제7장 기 간
제8장 소멸시효


제3편 물권법

제1장 서 론
제2장 물권변동의 요건
제3장 물권의 종류


제4편 채 권

제1장 서 론
제2장 계약총론
제3장 계약각론
제4장 사무관리
제5장 부당이득
제6장 불법행위


제5편 가족법

제1장 친족법
제2장 상속법